영화『 아이 캔 스피크 i can speak 』

Posted by 티쳐리
2017. 10. 6. 07:00 리뷰/영화 리뷰

영화 리뷰 『 아이 캔 스피크 i can speak』

I can speak. 아이캔 스피크. 2017.09.21일날 개봉한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예고편을 보며 웃다가도 뒷부분에서는 무언가가 걸린듯이 뭉클했습니다. 외출나가면 봐야지하던 찰나에 기회가 생겨 보게됐습니다. 

포스터를 보면 단연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밝은 색채감과 나문희,이제훈의 환한 미소이다. 환하게 미소 짓는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인연을 맺었을까. 포스터 가운데에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오랫동안 숨겨왔던 진심을 이제는 아이 캔 스피크'라고 적혀있다.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진다.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은 민원왕 박옥분할머니와 9급공무원 박민재 두 인물로 인해 진행된다. 그 둘이 티격태격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아끼고 사랑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우선 영화의 묘미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에 있다.


먼저 9급공무원 박민재를 살펴보자. 박민재의 본래 꿈은 건축가였다. 꿈을 위해 유학길에 오른다. 유학길에 올라 열심히 생활하던 중 그의 부모님이 돌아 가신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는 자신의 꿈을 접고 혼자 남은 동생을 돌보기위해 한국으로 떠나온다. 그뒤 아직 학생인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타직종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공무원을 준비한다. 젊은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눈물을 흘리며 슬퍼할 시간도 없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것 이다. 게다가 그는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우며 동생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자신만의 철칙, 원칙을 세웠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위기에 쳐했을 때 결단력을 내려야 한다.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말이다. 건축가의 꿈을 포기하면서 부터 가장으로서 살아가는 원칙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9급공무원이 된 민재는 일과 관련해서 생활과 관련해서도 원칙을 준수하며 살아간다. 살아남기 위해 철두철미 해져야 했다. 그러던 민재는 새롭게 발령난 용산구청에서 나옥분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나옥분 할머니와 만남에서 삐긋거린 민재는 계속 엇나가기 시작하다 영어를 계기로 둘 사이의 조화점을 찾기 시작한다. 거기에는 가족인 동생의 역할이 한 몫한다. 


나옥분 할머니는 그 지역일대 소문이 자자했다. 용산구청에서 불리는 별명이 따로 있는데 바로 도깨비할매다. 나옥분 할매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 할머니의 적극적인 성격들을 잘 보여준다. 비가 오고 어두운 상가골목 누군가 벽 콘크리트를 파괴하고 노상방뇨를 한다. 그 장면을 지켜보며 증거를 수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나옥분할매다. 이처럼 옛날부터 지금까지 낮이건 밤이건 할매의 정의구현 활약이 뛰어나 도깨비 할매라는 별명이 불려지기 시작했다. 비오는밤 수집한 그 자료를 들고 구청으로 찾아가 민원을 넣는다. 구청사람들은 나옥분 할머니의 억척스러운 면 때문에 피하기 일쑤다. 기피대상1순위 였던 것이다. 하지만 새로온 민재는 이를 알지 못했고 그둘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만족스럽게 흘러가면 재미가 없듯이 둘 사이는 개와 고양이 같았다. 나옥분 할머니는 새로운 청년이 자신에게 자기만의 원칙을 내세우는 것을 당황하지만도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도 그에 대해 응한다. 다음날 어마어마한 양의 증거자료들을 서식대로 작성해 민원을 넣는다. 그 자료는 할머니의 애정어린 삶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었다. 그 바탕에는 나옥분 할머니가 생각하는 사회적 정의가 있다. 바로 사회를 살아가는데 지켜야할 도리, 원칙이 있는 것이다. 사회는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같이 살아가는 공존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살아온 인물인 것이다. 또한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전체를 위한 공동의 선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오려고 자신만의 철칙을 내면화 하여 살아왔다. 하지만 이런 철칙을 남이 몰라줄때도 많았다. 특히나 같은 상가에서 장사하는 시장 상인들이 그랬다. 다같이 힘들게 장사하면서 사는 것인데 왜이렇게 사사건건 간섭을 하냐고 말이다. 이런 할머니의 간섭이 개인적 이익,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잘 살아보자'라는 데 있다는 것을 알기 까지는 먼길이 남아있었다. 왜 나옥분 할머니는 이렇게 억척스러워지고 자신의 원칙을 지니게 된것일까? 생각해보면 과거의 한 사건으로 귀결된다. 

할머니는 어린시절 한 시골마을에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일제시대때 13살이란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다. 위안부로 끌려가서 상상도 못할 일제의 만행을 겪어야만 했다. 길고 긴 고통의 심연 속에서 어두운 시절을 그렇게 보낸다. 결국 옥분은 상상하기도 힘들 만큼의 고통속에서 자살을 시도하게된다. 그 순간 옥분에게 누군가 달려와 자살을 막는다. 달려온 소녀는 바로 옥분 또래의 정심. 정심에게 울며 따지지만 그 와중에 따뜻한 위로와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어둠의 끝에서 버틸 수 있도록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강제로 같이 끌려온 동료들 뿐이 었을 것이다. 일제 잔인무도한 악행에 버텨 살아남은 옥분은 고향으로 향한다. 고향에 돌아왔지만 부모님은 위로는 커녕 평생 그 고통의 시간을 숨겨두고 살라고 조언한다. 옥분의 심정이 어땟을지.. 가슴아프지 않을 수 없다. 옥분은 이때부터 억척스러워지고 강인해졌던 것이다. 아픔을 아무도 모르게 티가 나지 않게 깊이 숨기면서 동시에 그 아픔을 견뎌내게 했던 자신을 버틸 수있게 했던 공존의 삶, 공동체로의 삶, 우리네의 삶을 더 갈망하게 되면서 철칙이 생겨나게 됐다.


이런 두 철칙,원칙주의자 들이 만나 출동하면서 이야기는 계속흐른다. 처음부터 그 둘 사이는 조화로울 수 없다. 민원과정 행정적 절차라는 사소한 갈등으로 시작한 관계지만 영어배우기 관계를 통해 서로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그때부터 할머니는 동생의 저녁밥을 가끔씩 챙겨주는 대가로 민재는 할머니에게 영어를 가르쳐준다. 민재는 할머니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가 미국에 건너간 동생때문임을 알게 된다. 둘 사이의 가족이란 애정을 바탕으로 화해의 계기가 되는 장면 같다. 멀리서는 알지 못했던 것을 가까이 있게 되면서 알게 된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왜 자신들이 살아가기위해 스스로 지켜야할 규칙들을 만들고, 그 원칠을 내세울 수 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다.그리고 서로 가족 구성원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사람향기를 풍기고 온정을 나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메우고 , 말이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눈물을 나누며 서로를 포용한다. 서로 이해하기 시작하며 서로의 원칙은 서서히 누그러진다.  


아이 캔 스피크는 '서로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두사람의 진실한 감정교류기'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다. 서로 감춰놓은 진실함에 다가갈수록 부족하고 비었던 부분들을 채워주는 사람냄새, 온정이 느껴지는 영화다. 또한 말로서 다 표현 해내지 못한 것들은 서로의 눈빛과 호흡, 진정성있는 눈물로 대신한다. 감동이 폭풍처럼 몰아치기 무섭게 재미도 느낄 수있다. 특히 깨알같은 아재개그. 썰렁개그가 많이 나온다. 그것을 진지하게 연기로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모습이 더 웃음을 자극한다. 또한 박철민 배우의 애드리브가 빠질 수가 없다. 언제나 그랬듯이 예상치 못한 그의 말말말은 참신하면서 웃겼다. 

영화 속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주 장소는 구청과 인물들은 공무원이다. 직접적으로 말을 하진 않지만 공무원 집단에서 만연한 근무태만, 부정청탁과 수수등 부정행위들을 포착해내어 관객들로 하여금 심판하게 만든다. 또한 일제의 만행, 위안부 강제동원 역사를 스토리에 적절히 배합하여 비판하고 있다. 


같이 영화를 본 누군가는 말했다. 한국식 억지로 눈물 짜내는 영화라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민족 고유의 역사적 맥락을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계속 상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통해 어떤것을 바랬는지 몰라도 잊지 않고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것 자체만으로도 나는 이영화는가 단순히 관중의 입맛을 자극하고 맞추는 신파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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