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현상을 중국의 관점으로 해석해본다 『 중국신화전설1,위엔커,민음사 』

Posted by 티쳐리
2017. 10. 9. 09:00 리뷰/책 리뷰

자연현상을 중국풍으로 풀어내다『 중국신화전설1 』

 모든 시대 그리고 지역을 망라하여 그 시대 그리고 지역만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가령 우리나라에는 하나님의 자손으로 단군 할아버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초등학교 다니기 이전부터 tv나 책을 통해 접하며 들었던 이야기다. 이렇게 전해져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마다 해석하기는 제각각이다. 중국신화전설1의 이야기도 그러한데서 부터 시작한다. 서양의 큰 신화이야기를 들자면 대표적으로 고대그리스로마 신화가 있을것이다. 사실 로마와 그리스 신화는 다른 것이었지만 로마제국이후로 로마와 그리스신화의 경계가 모호해 졌다고 한다. 이런 모호한 부분이 동양에도 나타나는데 그 출발점은 중국신화전설에 있다.


제목 처럼 『중국신화전설1』에는 동양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지고 있는 중국에서 일어난 신화전설을 다룬다. 그 신화와 역사의 경계는 허술하면서도 견고하다. 지은이 위앤커는 평생동안에 걸쳐 모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서술했다. 그 안에서 역사가 어떻게 신화화 되고 있는지 혹은 신화가 어떻게 역사화 되고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세상을 살면서 어쩌면 쓸데없다고 할수도 있는 질문들을 던져주는 책이다. 그런 질문을 중국인 특유의 상상력을 입혀 대답해준다. 상상력이 풍부하지 못하더라도 호기심이 많은 사람에게 정말 재미를 선사해줄 책이다. 여러이야기를 읽는 내낸 질문과 함께 읽게된다.

Q1.하늘과 땅, 이 세상은 누가 만들었을까?

A1.여러가지 전설이 있다. 대표적으로 반고 신화가 있다. 오랜 옛날, 하늘과 땅은 구분되지 않은채 어둠 그 자체였다. 그 속에서 반고가 나타나 엄청나게 큰 도끼로 어둠을 가르자 두 부분으로 쪼개지는데 가벼운 반쪽은 하늘이 되고, 무거운 반쪽은 땅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반고가 죽자 몸의 각 부분이 해,달,별,강 등으로 변했다고 한다.


반고신화가 동양적이였다면 반면 서양에서는 어떠한가? 서구에서는 대표적으로 기독교적 관점으로 해석한 창세기가 있다. 즉 태초에 전능하신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했다고 한다. 어둠에서 빛이 있게하고, 그리고 궁창을 만들고 궁창 아래의 물과 위의 물로 나눈다. 그리고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고 천하의 물이 모여 바다가 되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땅이 드러났다고 한다. 같은 자연현상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여러가지 이야기로 나타나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자연적 현상을 신화적, 이야기적 요소를 가미하여 스토리를 만들어 낸 능력에 감탄하고 음미하면 될 것이다. 


천지가 창조되는 과정부터 쭉 이야기를 개벽편이라고하는데 말그대로 천지개벽(하늘과 땅이 처음 열린다)의 이야기다. 하늘과 땅이 만들어졌다면 궁금할 것이다. 우리 사람은 언제 만들어졌는가?

Q.사람은 언제 만들어졌는가? 

A.사람은 여와와 복희의 자손임을 말한다. 복희와 여와 공동으로 인류의 조상이라고 말할때도 있지만 다른 이야기로는 여와가 만들었다고 한다. 여와가 우리를 흙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인간에 대한 사랑이 지극정성했다. 하루는 큰 홍수가 들이 닥치는데 여와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멸종하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또한 여와와 복희의 인류창조공동설에서는 큰 홍수에서 살아남은 이야기가 나온다. 즉 큰 홍수에서 두 사람만 살아남아 여와가 복희의 대를 이은 것이 인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서양에서는? 서양에서 인간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만들고 생명력을 불어넣어 줬다고 말한다. 동양과 서양의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지 않고 비슷한 부분을 띄는 것에 한번 더 놀랐다.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고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도 너무 다르게 살아왔지만 태초에 대한 이야기가 같진 않지만 너무 비슷하다. 또한 큰 홍수에서 살아남은 이야기도 비슷한 구조다. 신의 노여움을 산 인간들은 대홍수때 노아가족을 제외하고 살아남지 못한다. 이런 부분 역시 같은 자연현상을 서로다른 이야기풍으로 엮어낸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밖에도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삼황오제시대 이야기가 그렇다. 삼황이라고 하면 보통 복희, 여와, 신농(염제)를 말한다. 복희는 인간에게 물고기잡는법을 가르쳐주고, 여와는 인간을 창조하고, 신농(염제)는 불의 신이면서 의술의신, 농사의 신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오제는 5개의 방향 오방색,오행설과 관련이 있다. 동쪽에는 태호(복희), 서쪽에는 서호, 남쪽에는 염제, 북쪽에는 전욱, 그리고 중앙에는 황제(헌원)이 있다. 굉장히 흥미로웠던 점은 신과 인간의 관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천계 신들의 지배자가 곧 인간세계의 지배자가 되고 인간세계의 지배자가 천계에서 지배자로 모습이 비춰진다. 

Q.인간계와 천계(신선계) 경계가 모호하다. 하늘의 왕이 지상의 왕이 되고, 지상의 왕이 하늘의 왕이되고 있다. 왜 그럴까?

A.인간계와 천계의 구분이 확실치가 않다.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자신들이 하늘의 자손임을, 그리고 자신들이 곧 하늘일 수 있음을 밝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들은 우월성, 신성성을 지닌 집단임을 말하고 싶어 하는거 같았다. 이것은 서양 고대사회에서 지배자들이 통치의 정당성을 신에게서 찾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본다. 자신이 곧 신이고, 신이 곧 나임을 밝혀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말이다. 이야기에서 중국풍의 스타일로 신선계의 왕과 인간세계의 왕을 상정했지만 경계가 모호한 이유가 거기 있을 것이다. 그예로 황제는 인간세계 곤륜산이라는 곳에 별장을 두고 자주 왕래했다고 한다. 처음 황제는 천계의 신을 의미했지만 다른이야기 속에서는 인간세계의 왕을 지칭하게 되는데 , 먼훗날 그와 같은 맥락으로 진시황제가 그 칭호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그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은 신들의 관계도를 보면 알 수있다. 신들의 관계도 역시 인간계의 형제, 가족 제도등으로 연결되어있음을 확인 할 수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북쪽의 전욱은 서호의 조카이며 황제의 증손자이다. 또한 염제는 황제와 형제 이며 권력 싸움을 많이한다. 특히 개벽편 이야기는 황제의 자손들과 염제의 자손들간의 권력 다툼구조가 많이 나타난다. 그 모양새가 마치 재산을 두고 가족간 다투는 모습과 상당히 비슷해보인다.


우리가 흔히 태평성대의 대표적 인물로 알고 있는 요순임금도 중국신화전설에 나온다. 우임금과 순임금의 관계도 가지각색으로 부자지간이라는 말도 있지만 요임금은 장인어른, 순은 사위라는 관계가 많이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게다가 몰랐던 사실 중 하나는 순임금은 지극정성 효자라고 한다. 마치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 중 孝(효)의 이데아가 있다면 순임금 그 자체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순임금의 일화를 간단히 살펴보면, 아버지와 계모, 배다른 형, 여동생과의 관계부터 시작한다. 모두다 성욕,물욕,질투심,시기심 등으로 순임금을 죽이고 싶어한다. 하루는 곳간 수리를 도와달라는 핑계로 불러 불에 태워 죽이려고하고, 다른 날은 화해를 핑계로 우물로 끌어들여 해치려하고, 술상에서 암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순임금의 두 아내(요임금의 두딸)의 도움으로 극복하고 아버지,계모,배다른 형제들을 용서한다. 

Q.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 그것도 몇번씩이나

A.잔인하고 가혹한 폭력의 희생자 였던 순임금. 그는 항상 똑같은 선택을 한다. 매번 암살에도 불구하고 용서를 택한다. 이정도 까지 되면 바보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기도하다. 그에게 모든 결정과 선택의 최고가치는 가족이였던 것이다. 믿기힘들정도로 바른 도덕가치관을 가진 임금 시대에서 태평성대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태양에 관한 신기하고 참신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요순시대 영웅 '예'가 10개의 태양을 쏴 죽인 내용이다. 요순시대 어진임금이 다스리는 시대였지만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던 때가 있었다. 그때 예라는 인물이 등장해 10개의 태양을 쏴죽이고 극심한 가뭄과 고통에서 인류를 구원해냈다. 그러나 자신의 자손들을 죽인 태양의신이 '예'를 좋아할 리 가 없었다. 그렇게 예는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했던 행위가 신의 노여움을 야기해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 또한 후에는 인간들의 시기도 받게 된다.

인간을 위했던 행위로 인해 신의 벌을 받게 되는 서양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불을 선물하지만 헤라클레스 이전까지 영원한 고통속에서 살아가게 된 인물이다. 

예와 관련 하여 놀라운 사실 하나는 달과 관련이 있다. 달을 보면 무엇이 보일까? 보통 한국인들은 절구 찧는 토끼가 보인다고 말한다. 그런데 중국인에게 물어보면 두꺼비가 보인다고 한다. ( 내가 아는 페루 친구도 두꺼비가 보인다고한다- 페루에는 무슨이야기가 전해질지 너무 궁금하다) 

천계에서 쫒겨나 영생을 포기해야 했던 예는 아내 항아와 함께 서왕모의 불사약을 얻어 마시기로 한다. 어려움 끝에 불사약을 얻지만 황아는 예를 배신하고 만다. 반씩 나눠먹으면 영생을 얻지만 혼자 다 마시게 된다면 다시 천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황아는 불사약을 다마시고 달로 날아가게 된다. 행운도 잠시 자신의 욕심과 욕망에 대한 벌로 황아는 그만 두꺼비로 변하고 만다. 그래서 달을 볼때 중국인들이 두꺼비가 보인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중국신화전설1』은 단순한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사회의 문화를 깊숙이 이해할 수 잇는 좋은 기회다. 이밖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우공이산'과 같은 고사성어들에 대한 이야기도 여럿나온다. 또한 이번에 드라마로 인기리에 종영한 '하백의신부'가 있는데 하백은 강(물)의 신으로 중국신화전설에 자주 등장한다. 특히 그의 아내 복비를 두고 예와 벌인 사투가 대표적이다. 책을 읽는 재미는 이런데서 있지 않나 싶다. 단순히 읽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대한 시선을 넓히고 사색을 즐길 수있다는 것말이다.


전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자연현상을 신화 이야기로 해석하는 상상력에 놀랄 것이다. 아니 놀랐다. 이야기속 인물, 선인, 천제, 신, 괴물들이 각가의 씨실과 날실이 되어 견고하게 짜여진 튼튼한 옷감과 같다. 『중국신화전설1』은 중국풍의 느낌을 살린 원피스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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