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화전설2』교과서에서 알려주지 않는 사실들

Posted by 티쳐리
2017. 10. 16. 06:00 리뷰/책 리뷰

『중국신화전설2』교과서에서 알려주지 않는 사실들


<중국신화전설2> 단지 중국만의 이야기를 풀어 놓은 신화,전설,역사 이야기가 아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흥미가 계속 생긴다. 지리적으로는 중국이 우리나라에 밀접해 있으면서, 역사적으로는 상당히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나 세계사와 윤리,도덕,문학 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더욱 더 친밀함을 느낄 수있다. 앞에서 살펴본 <중국신화전설1>이 자연현상을 중국풍의 신화,전설 이야기로 승화시키며 동양의 그리스로마신화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중국신화전설2>는 친근한 이야기들과 인물에 대해 서술하는 측면이 강하다. 깊이 읽지 않더라도 한번쯤 들어 봤을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와 고사성어,사자성어의 어원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1.교과서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이야기

공자,노자,묵자,진시황제 등 살면서 한 번쯤은 꼭 들어봤을 인물들이다. <중국신화전설2>는 이들에 대한 비화,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숨겨진 스토리들이 많이 나온다.

먼저 공자, 공자라하고 하면 우리는 친숙하다. 무엇을 했는지 잘 몰라도 성인이라는 것은 얼추 알고있다. 게다가 중,고등학교때 윤리를 배운 사람이라면 공자는 유가사상(유교)의 중요한 인물로 배우곤 했다. 더 들어가면 공자는 인(仁)과 의(意)를 중요시 했다고 알고있다. 교과서에서는 이렇게만 가르친다. 그가 중요시한 사상의 핵심은 무엇이고 인의(仁義)사상이 어떤 의의를 지니고 있는지 말이다. 교가서에서 배움도 중요하지만 당시에 이런 글을 접했다면 더욱 배움의 재미를 느꼈을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한다.

공자는 춘추시대 사람으로 키는 한길 만치 크고 호랑이 처럼 넓은 가슴팍과 곰처럼 넓은 등을 가진 거구에다가 힘이 무척이나 쌧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 역시 10척이나 되는 거인에 힘이 장사였다고 한다. 이야기의 과장적인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공자 집안은 유전적으로 풍채가 우월했던거 같다. (1척은 약 30cm이고, 10척이면 3m다. 한길 역시 3m 정도된다). 학문적으로 뛰어나 매일 앉아 책만 읽는 공부벌레 처럼 생겼을 줄 알았었는데 굉장한 반전이었다. 또한 그는 지금 처럼 평판이 그렇게 높고 모든이에게 추앙받는 인물은 아니였다고 한다. 박학다식하고 덕망은 높았으나 제대로 된 관리직에 올라서보질 못했다. 항상 어지러운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하여 훌륭한 군주를 찾아 중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녀야만 했다고 한다. "너는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했던 인물이 당시에는 공자가 아닐까 싶다.

성인으로 알려질 만큼 뛰어난 공자를 말로 이길자가 없어 보이는데 젖내조차 가시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난처했던 적이 있다. 그 꼬마는 7살정도 나이로 이름은 항탁이다. 간단히 이야기를 소개하면 공자가 꼬마아이에게 아무리 질문을 하여도 항탁은 막힘없이 청산유수처럼 대답을 했다. 그러다 항탁은 '이제 제가 몇가지 여쭤보아도 되겠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질문을 던졌다. 공자는 궁리 끝에 궁색한 답변을 하였다. 하지만 몇번씩 대답은 틀렸고 공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그래. 이 나이가 되어서야 이제 알겠구나. 후생가외(後生可畏)로다" 여기서 바로 젊은후학을 두려워할만 하다는 뜻의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묵자가 있다. 묵자의 사상의 핵심은 겸애와 평화,박애다. 묵자는 비교적 친숙하지 않을 수 있으나 춘추전국시대때 공자와 쌍벽을 이루던 사상가다. 묵자와 관련한 이야기로는 공수반(노반)과의 얽힌 일화가 있다. 공수반은 손재주가 뛰어나 구(갈고리)와 거(밀어내는기구), 성을 쉽게 함락할 수있는 구름사다리 등을 만들어 초나라 왕에게 바쳤다. 초나라왕은 이것을 가지고 송나라를 공격할 계획이였다. 하지만 묵자가 나타나 송나라에 대한 공격을 멈추어달라고 하면서 공수반과 군대를 상징하는 나무토막들을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고 모의전쟁을 시범보인다. 어찌된 영문인지 공수반이 공격하면 항상 계획이 틀어지고 가지고 있던 나무토막갯수도 계속 줄어갔다. 반면 묵자가 가진 토막은 멀쩡하여 결국 공수반의 침공계획은 실패로 모의전쟁은 끝이난다. 이처럼 묵자는 성을 공격하기 보다는 성을 지키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전파하는데 힘썼다. 방어력을 높임으로써 무고한 희생을 최소화하고 전쟁이 잃어나지 않는 방향을 추구했던 것이다. 적극적으로 세상일에 누구보다 발벗고 나서 노력했던 사람이 묵자란 사람이다. 

이런 공자와 묵자는 후대에 신선의 도를 닦아 선인(신선)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전해진다. 그들이 모두 "은둔한 선인"이야기를 가지고 끝맻게 되는 이유는 스승을 향한 후대 사람들의 존경과 애정이 담긴것이 아닐까 싶다. 신선이 됨으로써 인간의 불완전성, 실수, 과오등을 씻겨주려는 배려의 행위들이 아니였을까 생각해 볼 수 있겠다.

2.교훈을 주는 친숙한 이야기들 과 재미난 사자성어(고사성어)들 

양치기소년이야기와 비슷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주나라 유왕과 포사 이야기(봉수대이야기)가 있다. 주나라 유왕은 음탕,방탕하고 향락적이고 주색잡기를 좋아했다. 그런 인물 곁에는 항상 절세미인이 나타나는데 포사가 그러했다. 절세미인이였던 포사는 웃을 줄 몰랐다. 매일 침울한 표정을 보이고, 쓸쓸해 보였지만 그 모습에 유왕은 더 끌렸다. 하루는 유왕이 포사를 어떻게든 웃겨보려고 수많은 광대를 대대적으로 모집했지만 포사는 웃지않았다. 고민끝에 유왕은 봉수대에 봉화를 올리어 큰 북을 치게하였다. 1개의 봉수대에 불,연기가 올라오자 다른 봉수대들도 서둘러 봉화를 올렸다. 각지의 제후들은 도성에서 전해온 봉화를 보고 왕에게 무슨일이 생긴줄 알고 얼른 군대를 끌고 달려왔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보니 도성에는 아무일이 없었다. 제후들은 어리둥절해하며 왕에 대한 불만을 서로에게 풀었다. 수레들이 서로 부딪히고 넘어지고, 장군들이 서로 헐뜯고 싸우고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때 포사가 그 모습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유왕은 포사의 웃는 모습에 말할 수 없이 즐거워졌다. 그래서 포사를 웃기고 싶을 때마다 봉화를 올리게 했다. 그러나 속는것도 한두번, 제후들은 봉화가 올라도 찾아오지 않았다. 마침내 여자에 미쳐 웃고떠들던 유왕에게 반란의 위기가 찾아왔다. 그순간 급하게 봉화를 울렸지만 아무도 구하러 나타나지않았다. 그렇게 유왕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주나라 이전 하나라 걸왕, 은나라 주왕 등 왕조가 멸망한 시점에 비슷한 일들이 항상있었다. 왕은 국정에 신경쓰기 보다 주색잡기에 빠져 여자와 술을 날마다 놓지않고 즐겨댔다. 그러다 결국 비슷한 패망의 길을 걸었다. 어질고 현명한 임금의 시대도 있었지만 이처럼 어리석고 부족한 왕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것이 쾌락이라는 사실은 고금을 떠나 어디든지 존재하는것 같다. 몇백년이 지난 후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이야기도 그렇다. 이와 관련해서는 동시효빈(東施效顰)이라는 재미난 사자성어의 어원도 함께나와 읽는 즐거움이 크다. 오나라의 근접한 월나라 왕은 자신의 치욕적인 패배를 복수하기위해 항상 칼날을 다듬어 왔다. 그러다 기회를 틈타 오나라 왕이 여자를 밝힌다는 것을 알고 미인계로 현혹시키는 작전을 펼친다. 사전에 월나라 왕은 전국에 절세미인을 찾아다니는데 '서시'라는 시골에 살던 미인을 발견한다. '서시'는 본래 몸이 약해 아플때마다 가슴을 움켜쥐고 눈썹을 찌푸리는데 , 보는 사람들로하여금 애처로운 마음이 들어 그런태도가 아름다움을 더해줬다. 그런데 동쪽에 이웃마을 못생긴 처녀가 자신도 '서시'못지 않게 아름답다 생각하며 눈썹을 찡그리는데 가히 흉물스럽고 더욱 못생겨 보였다. 이때 나온 말이 바로 '아름다움은 타고나는 것이지, 절대로 못생긴 사람이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는 뜻의 동시효빈이다. 이 말처럼 서시의 아름다움은 능할 여자가 없었고 결국 오나라왕은 미인계에 넘어가 나라를 멸망으로 이끌게 되었다. 

이밖에도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있고 그 일화들 안에 얽혀 재미난 고사성어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3. 진시황과 관련된 숨겨진 일화들(알고있으면 잊지못할)

진시황제는 다들 한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거대한 묘지를 남기고 한시대를 휩쓸고간 영향력있는 인물이다. 그를 소재로한 미이라와 같은 영화들도 많이있는데 그와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책에 잘 나와있다. 만리장성에 대해서는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만리장성과 관련해 진시황과 맹강녀의 이야기가 있다. 
피과 울음소리로 난무하던 혼란의 시대를 통일한 뒤 진시황은 북방 민족 오랑캐의 침입을 막기위해 북쪽에 만리에 이르는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기 시작한다. 건설현자에서는 그 1리를 지을 때마다 1사람의 목숨을 바쳐야 견고하고 튼튼하게 지어질 수 있다는 낭설이 돌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희생양이 될까 두려워 모두 기피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만희량'이라는 사내가 만명의 목숨과 맞먹는다는 풍문이 퍼졌다. 풍문에 따라 모든 사람들이 만희량이라는 젊은이를 찾아 나서는데 만희량 본인은 어리둥절해하며 도피생활을 한다. 그러다 불쑥 담을 넘어 어느 한 민가에 숨게되는데 거기서 '맹강녀'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 둘은 결혼을 하여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지만 결국 만희량은 발각되어 끌려가게된다. 맹강녀는 억울하게 잡혀간 남편을 구하러 장성 건설현장에 찾아간다. 맹강녀가 남편을 찾으러 가는길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온갖 고난을 겪고 찾아 가는데, 남편의 죽음 사실을 알게된다. 너무 슬픈 나머지 구슬피 울고있었는데 순간 장벽 한 부분이 무너졌다. 때마침 만리장성을 순행하던 진시황이 이 사실을 알고 무너진 원인인 맹강녀를 잡아 오도록한다. 진시황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홀딱 반해 아내로 삼으려고 술수를 부린다. 맹강녀는 3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다 들어준다면 시집을 가겠다고 약속한다. 첫번째, 장벽너머 높은 구름다리를 설치해줄것. 둘째, 사방10리 크기로 거대한 남편의 묘를 만들어줄것. 셋째, 황제를 포함해 만조백관(조정의 모든 벼슬아치들)이 남편의 묘에 제사를 올릴것. 진시황은 유일무이한 황제로서 수치스러웠지만 미모가 빼어난 맹강녀를 놓치고 싶지 않아 조건을 다 들어준다. 진시황은 다시 맹강녀를 찾는데, 맹강녀는 남편의 묘가 보이는 구름다리 끝에서서 진시황 앞에서 욕과 저주를 퍼붓고 결국 사랑했던 남편을 따라 절벽으로 뛰어든다. 진시황은 맹강녀를 구하러 병사들을 보냈지만 찾지 못하고 부끄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힘없이 궁으로 돌아왔다. 

어리석은자는 경험을 통해 배우고, 현명한자는 역사를 통해 배운다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우지만, 현명한 사람은 역사를 통해 배운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신화전설은 역사와 경계가 모호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허구도 아니다. 이야기의 사실성을 떠나 배울점이 많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고전을 읽는 묘미는 바로 이런 데 있지 않을까. 몇몇 고전처럼 마냥 딱딱한 문체가 아니고 이야기 형식이라 읽기도 수월하다. 중국 역사에 관심이 많고 중국 여행,관광을 한번쯤 꿈꾸고 있다면 접해봐도 좋을 책이다. 그리고 교과서를 떠나 배움을 넓히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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